소프트웨어 아는 하드웨어 회사 애플

27 January 2010 3 Comments Category: 아이폰


블로거 도이모이님의 ‘아이폰 속도의 비밀 그리고 딜레마‘ 글이 인기입니다. 아이폰이 최신 스마트폰에 비해 하드웨어적으로 뒤쳐지면서도 훨씬 편리하고 빠르게 작동하는 이유에 대해 잘 알려주는 글이지요. 스마트폰이 진정 스마트하려면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소프트웨어가 뒷받침되어야 함을 일깨워줍니다.

아이폰이 출시 할 때부터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지 충성도 높은 맥 사용자들 때문이었을까요. 맥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도, 아이팟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아이폰을 가지고 싶어하는 것을 보면 그런 이유는 아닙니다. 패션아이템으로 인식되어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기라서, 맥과 잘 싱크되니까, 활용할 수 있는 앱이 많으니까 등등 저마다 선택의 이유는 다를 수 있지만 애플 아이폰이 사랑받는 이유를 한마디로 표현자면 이게 아닐까요.

애플은 소프트웨어에 대해서 아주 잘 아는 하드웨어 회사이기 때문에.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구글은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아직 하드웨어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HTC와 함께 넥서스 원을 내놓았지만 구글이 직접 하드웨어를 만들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리라 봅니다.

한편, 삼성이나 엘지 같은 우리 대표 제조사들은 어떨까요. 노키아에 이어 삼성이 세계 휴대폰 시장을 휩쓸고 있지만 삼성은 하드웨어 만큼 소프트웨어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삼성의 스마트폰이 윈도 모바일, 안드로이드 할 것 없이 혹평을 받고망신을 당하는 이유입니다. 똑같은 포맷으로 스펙과 디자인만 달리한 휴대폰을 대량으로 찍어내기에 바빴습니다. 덕분에 세계시장 점유율은 쑥쑥 올라갔지요.

점유율이 높으니 세계 시장을 손에 쥔 것처럼 보입니다. 사실 휴대전화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을 비교하면 애플은 여전히 마이너에 불과합니다. 소위 메이저라고 하는 노키아, 삼성의 판매량과는 비교도 안됩니다. 노키아와 삼성이 한해 각각 4억, 2억 정도를 판매한데 비해 아이폰은 고작 1500만대가 팔렸다고 하니, ‘아이폰 속도의 비밀 그리고 딜레마‘ 에서 애플의 폐쇄성과 단일 모델 전략을 아이폰의 한계로 지적할 만 합니다.

하지만 꼭 그럴까요. 일리는 있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흔히 애플을 혁신의 선두주자로 일컫습니다. 혁신은 두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자주 이야기하는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는 혁신’이 있고, ‘기존 제품과 비슷하거나 떨어져도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파고드는 혁신’이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애플은 전자를 추구해왔고, 삼성이나 소니 등은 후자를 바탕으로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덕분에 애플은 전체 시장 점유율은 낮아도 콩 밭에서 금을 캐는 수확을 이루었고, 삼성은 박리다매로 점유율은 높였지만 순익은 기대 이하이였습니다.

이는 영업이익을 비교하면 명확합니다. 애플은 아이폰으로 휴대폰 시장에 진입한 이후 2년만에 영업이익 1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3ㆍ4분기 애플 아이폰의 판매대수는 740만대로 노키아 1억850만대의 15분의 1에 불과했고, 매출은 45억달러로 노키아 103억 6,000만달러의 절반에도 못미쳤습니다. 하지만 영업이익에서 애플은 3ㆍ4분기에 16억 달러를 벌어들였고, 노키아는 11억달러에 머물렀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4ㆍ4분기에도 계속 되었습니다.

판매대수나 매출이 크게 앞서도 영업이익은 뒤쳐진 것을 고려하면 메이저 업체가 되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오히려 덩치가 커지면 지금까지 보여준 혁신적인 모습을 잃을 수도 있구요.

물론 여기에는 딜레마가 존재합니다. 마이너는 끊임없이 새로운 혁신을 이끌어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면에서 애플이 영원히 마이너이길 바라기도 합니다. 우리는 늘 보다 혁신적이고 편리하고, 기존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제품을 만날 수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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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Respon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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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잘 읽었습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공감합니다. 이번 키노트에서 잡스가 말했 듯이 애플은 모바일 디바이스 회사입니다. 그것도 디바이스를 구동시키는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드는 대단한 회사죠. (여담이지만 잡스의 키노트에는 엄청난 포스가 묻어납니다 ㅎㅎ)

    그러나 제가 보기엔 구글은 하드웨어 시장 욕심은 없는 듯 합니다. 구글이 넥서스원을 만든 것은 기존 업체들에게 레퍼런스 제공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따라서 하드웨어를 놓고 애플과 구글을 비교하는 건 약간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앞으론는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당분간은 구글이 하드웨어를 만들 일은 없지 않을까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키포스 4 February 2010 at 1:05 pm Permalink
    • 구글은 넥서스원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기능상 최소 본보기로 만든 것 같습니다. 그래야 구글이 원하는대로 소프트웨어를 돌릴 환경이 될테니까요.
      적어도 넥서스원만큼은 돌아가야 한다고 레퍼런스를 만들어줘야 개방OS의 질서가 잡힐것이라는 어떤분의 말씀이 정말 옳은 것 같습니다.

      호수원 12 February 2010 at 2:56 pm Perma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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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spress' me2DAY | February 4th, 2010, 12:1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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